저는 김해시 사는 30대 남성으로, 창원에서 오래 거주하다 직장때문에 김해로 넘어간 NC 야구팬입니다.
이번 NC파크 사망사고로 전국에 내 고향 창원시의 막장 행정, 미루기 행정이 온갖 뉴스를 통해 까발려지는 적나라한 일들을 보면서 내 고향 창원시가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창원시의회에 묻습니다.
이번 사고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피해를 입은 것이 단지 창원을 연고지로 야구단 하나 뿐입니까?
이번 일은 창원시가 자랑하던 ‘스포츠 도시 창원’의 신뢰가 무너진 사건이며, 시민과 지역경제 전체가 함께 상처를 입은 구조적 사안입니다.
막말로 엔씨파크에 입점하여 일하는 분들도 전부 창원 시민이잖아요. 엔씨파크 홈경기 하나만 보고 프랜차이즈 업체가 계속 생겨나고 있는 양덕동과 산호동 상권은요? 왜 시의회는 일이 이 지경이 될 동안 무얼 하고 계셨습니까?
창원 야구팬 뿐만 아니라 창원 시민이라면 모두가 이 막장 행각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창원시에 필요한 것은 "시장이 부재중이니까, 시설공단 이사장도 없으니까, 시민들이 망해가던지 말던지 그저 자리보전에만 몰두하는" 책임 회피가 아니라 창원시가 책임 있는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갖는 것, 그리고 생채기난 지역 공동체에 대한 진심어린 복구 노력입니다.
시의원 여러분들은 창원시가 사태 수습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진심으로 애써 주시고, 조속한 시일 내에 창원시가 시민들과의 행정적 신뢰를 회복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둘째. NC 야구단의 지역 상생 노력에 대해 인정하십시오.
NC가 창원시에 터를 잡고 야구단을 창단한 지도 14년 째입니다. NC다이노스 야구단이 그동안 각종 지역사회공헌 활동, 창원지역 청소년 야구 발전 지원, 전국에 통합창원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홍보 등 다양한 상생 사업을 지속해 온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주 6일 개최되는 야구경기에 매년 72경기가 창원에서 열리죠. 덕분에 마산지역 상권 정말 휑한데도 산호동 상권만이 그나마 활기가 돈다는 것을 경기를 보러 창원에 방문할 때마다 절감합니다.
허나 그동안 창원시 일부 시의원들이 “엔씨는 지역 기여가 미미하다” 며 사실과 다른 비판을 해 왔던 점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지역 상권 부흥은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엔씨 구단이 특히 지역 정치인들로부터 부당한 오해를 받는 지금의 현실은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야구경기가 있는 날 양덕동 산호동 일대를 한번만이라도 지나가봤다면 절대 하지 못 할 소리입니다. 특히 야구장이 위치한 지역에서 선출된 특정 시의원(문순규 의원 등)이 듣도보도 못한 망언을 일삼는 것에 야구팬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NC 본사를 창원에 옮겨야 한다" "그동안 지역사회에 기여한 바가 없다" "창원시 광고 걸면서 3000만원 너무 적다. 물퍼서 장사하냐" "시의원들 복지를 위해서 스카이박스 관람권 달라"
이번에 난리난 뒤에 시의회 회의록 전부 들여다 봤는데 가관이더군요.
경기 열리는 날 마다 평일에도 최소 3천명, 많으면 2만명 가까운 많은 수의 관람객이 양덕동, 산호동 상권에서 먹고 마시고 이동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전국에 단 9개 도시밖에 누리지 못하는 이런 황금알을 낳는 컨텐츠를 가지고 있으면서, 연고지 정치인들 인식이 정말 이런 저열한 수준밖에 안 됩니까?
이번 사건으로 NC야구단은 경기장 입점업체 및 광고주에 대한 손해배상비, 홈구장을 이용하지 못하면서 갑작스레 떠안게 된 선수단 이동 경비, 야구 관람객들에 대한 홍보 비용 등 많게는 백억원 대의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습니다.
창원시는 이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그동안의 행태로 볼 때 앞으로도 그저 본인들의 책임 회피에만 급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장 폐쇄로 인해 NC파크 주변 상권이 입는 경제적 타격 역시 심대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생계를 위협받고있는 지역 주민들에 대한 피해를 신속히 파악하고 지원해야 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지요. 그리고 이를 끝까지 살펴봐야 하는 것이 시의원 분들의 소임입니다.
그동안 NC가 창원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함부로 말하던 시의회의 일부 정치인 여러분. 이번 소동을 보면서도 정말 아무 생각이 없습니까? 창원에 연고가 전혀 없었던 NC 야구단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왔던 그간의 다양한 활동들을 제발 인정하십시오. 이번 사태를 지역의 위기로 생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의회 차원의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여 향후 창원시와 NC다이노스가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주시길 간청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도시인 창원시가 전국에서 욕먹는 모습을 더이상 보고싶지 않습니다. 2년 전 NC 야구단과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가 연고지를 옮긴 KCC 프로농구단과 하루아침에 연고지 지위를 잃고 체육시설 및 인근 상권이 완전히 몰락한 전북 전주시의 사례를 제발 찾아보시고, 나중에 후회할 일 없도록 힘써 주십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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