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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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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5호 허수아비의 지혜] 구점득 2021-02-10 893

[제255호  허수아비의 지혜]1

어릴 적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논의 한가운데는 다양한 종류의 허수아비가 늘어서 있었다.

긴 줄에는 빈 깡통들을 매달아 논을 가로질러 연결해 두고, 이른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수시로 줄을 당겨 요란한 소리를 내게 했다.

그럴 때마다 한 무리의 참새떼는 어김없이 하늘로 날아오르곤 했다.

 

참 귀찮은 존재였다.

한 톨의 곡식도 아까운 시기에 수많은 참새떼가 날아와 힘겹게 지은 곡식을 먹어 치우니 말이다.

파리 손이라도 빌려야 할 바쁜 농번기에 또 다른 일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힘든 일을 할 수 없는 할아버지는 이른 새벽부터 석양이 지고 어둑어둑할 때까지 훠이 훠이 고함소리와 함께 줄을 잡아당기면서 요란한 깡통 소리로 참새떼를 쫓으셨다.

쉬워보였지만 이 일은 다른 일보다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었다.

 

1955년 중화인민공화국 마오쩌둥은 해조박멸운동(해로운 참새 퇴치운동)을 지시했다.

그리고 4년 뒤 1958년 한 해 동안 참새 21,000만 마리가 학살당해 거의 멸종 위기가 되었다.

참새의 먹이였던 애벌레와 메뚜기 등 각종 해충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중국사에 길이 남을 대흉년이 발생했다.

 

상하이 출신 학자 차오수지는 이 일로 3,250만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였고, 1980년 무렵 공식조사팀 일원이던 천이쯔는 4,300~4,600만 명 사망을 주장하는가 하면, 일부 역사가는 6,000만 명 이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도자의 아마추어리즘은 국민의 삶을 상상 이상으로 피폐하게 만들거나 죽음에 이르게까지도 한다.

 

이런 일을 반추해 본다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는 착함()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돈 들이지 않고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들을 재활용하면서 사람과 참새 그리고 자연이 상생하는 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어떠한가?

세상을 너무 이분법으로 재단하는 듯하여 슬프기도 하다.

나와 다르면 비난하고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힘이 센 사람은 약자를 보호하는 데 힘을 쓰기보다는 상대를 윽박지르고 누르는 데 사용하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지도자와 정치권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어렵고 힘들게 공부하였기에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이 편안히 공부할 수 있도록 평생을 모은 전 재산 100억 원을 장학재단에 기부하며, "무언가를 쥐고 있으려면 어깨가 무거워지죠. 짐을 내려놓으니까 시원합니다."라고 했다는 소식에 우리 세상은 이러한 착한 시민들에 의해 건강하게 지탱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함께 공생하는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허수아비는 참새에게 약간의 곡식을 내어주고 해로운 해충을 잡아먹도록 함으로써 결국 사람에게 이로움을 준다.

세상에는 좋은 게 하나도 없는 사람도 없고, 나쁜 게 하나도 없는 사람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