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통합시청사 여론조사를 했다며 그 결과를 어제 발표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신청사 보다는 현재의 청사를 , 그 중 구 창원지역의 임시청사를 활용하자는 여론이 보다 더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사전부터 지적되었던 것처럼 이 결과는 잘못된 전제하에 시행된 것이기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문제 중 두 가지 로 정리해보자면

첫째로 창원시 시민의 뜻을 대의하고 그에 기반해 정책을 수립하는 것은 시의회 고유의 역할입니다.
지방자치단체에는 설치 목적과 기능에 따라 각각의 기관들이 있습니다.

창원시청이 시의 행정적인 업무처리를 주로 하는 곳이라면 시의회는 시민들의 뜻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 뜻을 수렴해 정책을 수립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엉뚱하게도 행정부인 창원시가 여론조사를 주도하였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월권적인 행태입니다.
창원시는 그에대해 시의회가 결정을 하지 못하므로 시민의 뜻을 묻겠다는 취지로 했다지만 정작 그 일을 담당하는 기관은 시의회란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창원시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자면 야구장 입지선정을 시가 빨리 결정하지 못하니 의회가 나서서 '야구장 입지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여 그 결과를 시청에 전달해야 하겠군요.
그렇게 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까?

시청은 고유의 업무인 야구장 입지선정을 먼저 추진하고 발표해야 할 것입니다.
시 의회가 정치적인 이유로 청사 입지를 빨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정작 창원시 역시 청사입지결정을 추이를 보며 야구장 위치를 결정하겠다는 정치적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기관을 비난하기 이전에 자신들의 원래 업무에 충실하기 바랍니다.
왜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면서 다른 이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입니까?
창원시의 이러한 행동은 주제넘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시민들의 뜻을 설문조사 방식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여론은 조석으로 다를 정도로 수시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시민들은 전문가가 아니기에 또한 당장의 불편이 느껴지지 않는 문제에 신중하기 보단 즉흥적으로 대답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그처럼 복합적이고 신중해야 할 청사 소재지의 문제를 108만 시민들 중 소수의 사람들에게 간단한 전화설문조사로 진행하고 이것을 마치 전체 시민의 정확한 뜻 이라고 하는 것은 아전인수 격의 해석입니다.

통합시 청사는 시의 미래를 생각할 때 신중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현재의 상황만을 생각한다면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쉽사리 임시청사인 구 창원지역 청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동북아 물류허브를 목표로 개설된 진해신항을 통합시의 미래로 생각한다면 어떻습니까?
오히려 구 진해시청의 위치가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더욱 좋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통합이 현재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함안과 인근지역으로 확장된다면 마산지역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창원시가 시민들의 여론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선호도 조사에 불과한 설문조사를 가지고 전체 시민의 뜻이라고 왜곡해서는 안될것입니다.

차라리 전문가들의 의견들과 그간의 자료들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전체 시민들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있고 그러한 결과가 있을때에 서로가 수용 할 수 있습니다.

현명한 시의회 의원 여러분!
더이상 창원시가 설문조사라는 빌미로 시민과 시의회를 농간하는 일에 놀아나서는 안될것입니다.

창원시는 이에 한 술더떠 그 결과를 의회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에 의회는 이러한 결과를 전달받는 것을 거절하여 창원시가 시행한 잘못된 설문조사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