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보306호/3.25.] 그 도시의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을 보라 이우완 2023-03-25 200 |
도서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되는 격언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그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가보고,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보라.” 이 격언은 하나의 도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그 도시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에 가보고,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보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창원시의 도서관이 얼마나 잘 조성되어 있고, 시민들에게 얼마나 잘 활용되고 있느냐를 보면 창원시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창원에는 경상남도가 설립하여 운영하는 경남대표도서관이나 경상남도교육청이 설립·운영하는 창원도서관, 마산도서관, 진동도서관, 지혜의바다도서관 등을 제외하더라도 창원시가 운영하는 중형급 이상의 공공도서관이 12개소 있다.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창원특례시의 규모에 비하면 현재의 공공도서관 수가 결코 많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공공도서관은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고, 체계적으로 운영이 잘 되는 편이다. 공공도서관과 함께 도서관서비스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어떤가? 작은도서관은 주민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생활 친화적 도서관문화의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을 말한다. 중형급 이상의 공공도서관이 우리 몸속의 피를 돌게 하는 동맥이라면, 작은도서관은 모세혈관에 해당한다. 모세혈관이 우리 몸의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운반하듯이 작은도서관은 지역주민들과 매우 밀접한 곳에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주민들의 소통 공간인 사랑방 역할까지 담당하며 마을공동체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작은도서관이 지역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작은도서관에 지원되던 예산을 삭감하는가 하면 지나친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며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이 도서관 운영의 지침으로 삼고 있는 경구(警句)가 있다. 그것은 ‘작은도서관은 규모가 아닌 운동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시설의 규모가 작아서 ‘작은’ 도서관이 아니라는 말이다. 주민의 참여와 자치를 기반으로 하여 마을 단위의 작은 지역사회 안에서 소소하고 친밀한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서문화 운동이며 마을공동체 운동이 바로 작은도서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런 관점으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도서관 운동가들이 가는 길은 늘 꽃길보다는 가시밭길이 더 많다. 공립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은 수탁 단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 불안을 겪고 있으며, 사립 작은도서관은 운영경비 마련이 어려워 개관 시간을 확보하는 것에서부터 공간 확보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풀리는 것이 없다. 작은도서관이 지역사회에서 담당하는 순기능은 잘 지어놓은 대형급 공공도서관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순기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지자체는 작은도서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공립 작은도서관이 없는 곳에는 사립 작은도서관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예산과 행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운영이 잘되는 작은도서관은 더 잘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공공도서관과 함께 작은도서관이 활성화되어 사람들로 북적일 때 창원특례시는 밝고 활기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