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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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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1)경남신문] 시민은 보이지 않는 주인인가 구점득 2020-12-21 737

[(2020-12-21)경남신문] 시민은 보이지 않는 주인인가1

제2차 세계대전 후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만큼 충분한 돈이 있었지만, 도로 건설의 속도가 자동차 생산 속도를 따라오지 못했다.

GM은 국가안보를 위해 연방정부가 예산을 들여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로비했다. GM의 뜻대로 고속도로 건설은 국가적 사업이 됐다. 연방정부의 도로공학자들은 운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만 주력했을 뿐, 도로가 인근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도로 주변 마을은 철거되거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 때문에 반으로 나뉘어졌다.

지방 정부들의 저항은 법원에 의해 진압됐다. 고속도로 개발의 결과 수만명이 자신이 살던 마을에서 쫓겨났고, 도시의 자산 가치도 폭락했다. 이런 일은 오늘날에도 비일비재하다.

필자는 창원시의원으로서 2021년도 창원시의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결특위 위원으로 참여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 사정과 서민들의 삶을 생각하면 한푼도 허투루 쓸 수 없기에, 힘든 시간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3조 2600억원에 달하는 창원시 예산을 하루에 심사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가능한 다수의 시민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사업에 주안점을 뒀다. 심사과정 중 불필요하고 부적합한 예산은 수정을 요구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진해 대죽도의 경관조명사업이다. 대죽도는 진해루 앞에 보이는 작은 섬이다. 이 섬 앞에 거북선 모양의 경관조명을 설치해 365일 불빛을 보게 하겠다는 것이다.

섬 앞에는 철 구조물과 전구, 조명선들이 설치될 것이다. 해저로 전선을 연결하는 대공사로 낮에는 진해루에서 온전한 대죽도를 볼 수 없고, 밤마다 쏘아대는 불빛으로 섬 주변의 생태계는 파괴되고 동식물은 괴로워할 것이다. 시설 운영에 많은 예산이 소모되지만, 설치된 구조물이 자연재해로 훼손된다면 또다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이다.

한동안 신기하고 멋있게 보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 빛에 가려진 대죽도의 본 모습을 그리워하는 시민이 없을지 걱정된다. 그래서 필자는 삭감을 주장했다. 어려운 시기, 시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청소년과 청년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펴줄 수 있는 곳에 예산을 투입하자고 했다. 하지만 예산은 집행부 요구대로 의회를 통과했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일 때 가장 아름답지 않은가? 대죽도의 소나무와 바다 속 물고기에게 묻고 싶다. 밤이 어두워 불빛이 필요한지….

고속도로는 현대사회에서 ‘동맥’에 비유될 만큼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마을을 두 동강 내지 않을 방법은 분명 있다. 자동차를 팔기 위해 공공재를 이용했던 것처럼, 현재도 이런 일은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이를 집행하고 관리하는 공직자가 깨어 있지 않다면, 예산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채우는데 사용되고 말 것이다.

보이지 않는 주인을 무서워해야 한다.

 

기사링크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