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호 창원시보] 결혼의 성공은 적당한 짝을 되어 가는 것 한은정 2020-05-25 821 |
한은정의원(문화도시건설위원회) 결혼 후 남편과 살면서 내게 익숙한 남자, 친정아버지와 오빠와는 너무 다른 시아버지와 남편 때문에 놀라고 웃음 나는 일이 많았다. 설마 건전지 때문에 나를 부르시는 건 아니겠지? 그냥 시댁에서 며느리 부르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퇴근한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니 전혀 몰랐다고 하며 크게 웃는다. 그리고는 더 큰 웃음을 준 이야기를 한다. 주차를 하다 보니 사이드미러가 전부 접혀 있었고 아버지께 “미러가 접혀 있으니 주차가 어렵지예” 하니 우리 아버님께서 “앞만 보고 가는데 사이드미러가 무슨 필요 있노” 하셨단다. 못 몇 개 박아 달라고 부탁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 해결해 줄 기미가 없어 철물점 아저씨께 부탁하니 드릴로 멋지게 달아주셨다. 아저씨가 미안한 듯 내게 물으신다. “이 집엔 남자가 없습니까?” 웬만한 가전제품 수리는 직접 해결하시고 소풍 가는 전날에는 김밥도 손수 말아주셨던 아버지와 하늘의 별도 따 줄 것 같았던 친정식구들과는 너무 달랐다. 이제 결혼 22년차 중년 주부다. 시어머니께서는 문제 해결 능력만큼은 내 며느리가 최고라고 치켜세워 주시고 항상 사소한 일까지도 의논해 주신다. 내 남편 때문에 무슨 일이든 알아보고 다닌 덕에 보기보다는 강하고 야무지다는 소리를 제법 듣고 다닌다. 이쯤 되면 나도 내 남편에게 제법 잘 어울리는 적당한 짝이 돼 가고 있고,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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